홍수언니의  "내 딸이라면 큰 병원 데려가겠다"는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어 서울대병원 예약..
빠른 시간이 없어서 다음주 월요일 오전진료다..

주변 사람들의 '원래 애들 어릴 땐 매일 소아과에 도장찍듯 가는거다' '크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동네 병원에서도 그냥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콧물약 기침약이나 주고
란앤민에서도 큰병원 갈 필요 없다고 하는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에 그런가보다 하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기를 멈춰버린 나에게 홍수언니가 따끔하게 한마디 했다.

아 연년생이라 너무 힘들어-하고만 생각했지 (물론 힘든 건 사실이나)
그래도 악착같이 매달려서 어떻게든 고치고 뭐가 중요한지 판단해서 재아가 잠시 우선순위에서 밀리더라도 더 중요한 일을 먼저 해결하려는 야무진 마음이 없고 하루하루 모면하려는 나약한 태도로 지냈던 거다...  아휴...

다음주 외래초진 병력청취때 자료로 쓰려고 해인이 진료기록을 분석해보다가 깜짝 놀랐다.
감기로 인한 첫 진료(6/1)부터 지금까지 무려 130여일 투약, 약 안 먹은 날이 80여일 정도다.
평균 치료기간은 20-30일, 발병 사이의 평균 간격은 2주.
가을 이후론 약을 끊은지 짧으면 7일만에, 보통은 13일만에 다시 병원에 가곤 했다.

내가 미쳤지 미쳤어. 병원 매일 데리고 다니는게 힘들다고만 생각했지
해인이 몸에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지는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다행히 주변에 제정신인 사람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
정신차려서 자료도 잘 준비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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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아인 2012. 1. 9.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