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재아가 좋아하는 놀이는 다름 아닌 '빨래 널기.'

습도를 올리려고 저녁마다 접이식 빨래건조대를 거실에 펴고 애들 빨래를 너는데

재아도 한 몫 하기 시작했다.

베란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엄마가 건네주는 젖은 옷을 한 뭉치 받아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져온 젖은 옷들 중에서 맘에 드는 것을 골라 어린이용 옷걸이에 걸어 건조대에 탁 걸어둔다.

주로 분홍색 옷을 골라서 건다. 자기 옷 중심으로. 자기 옷이라고 챙기는 게 너무 귀엽다.



물론 어려서 제대로 잘 못한다. 옷이 구겨지거나 뒤집힌 채로 거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고

쫀쫀한 레깅스에 옷걸이를 껴 넣어서 마르고 나서 옆이 울룩불룩 튀어나오게 만들기도 하지만

큰 일 아니면 그냥 별 말 않고 내버려둔다. 근데 하면 할 수록 실력이 늘고 있다.ㅎㅎㅎ

망가지면 안 되는 옷은 내가 얼른 집어서 냅다 걸어버린다. 다 끝나면 "와 끝났다!" 하고 같이 손바닥 짝!

저녁마다 함께하는 즐거운 일과.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집안일이 생겨서 왠지 좋다.

집안일이 엄마만의, 혹은 어른들만의 일이 아니라 온 식구가 함께하는 즐거운 일이 되도록 하나씩 늘려가야지.




2. 아침에 재아와 해인이에게 치즈를 한 장씩 주었는데 해인이는 빛의 속도로 다 먹어버렸고

재아는 천천히 먹여서 해인이가 다 먹고 아쉬워할 즈음에 많이 남아있었다.

나는 걍 둘이 놀으라고 하고 설거지하러 부엌으로 왔는데 목소리를 내리 깔은 재아의 근엄한 한 마디.

"언니가 주는 거라 했지요."

해인이가 언니 치즈에 손을 대면서 탐하자

'이건 언니 꺼고 니가 만지는 게 아니니 언니가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

동생을 야단치는 것도 어린이집 선생님이랑 나를 반반씩 닮아간다.ㅎㅎ




3. 요즘 해인이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 안방 커튼 뒤에 들어가서 놀기다.

재아도 무척 좋아하는 놀이이므로 요즘 둘이 이거 하고 놀 때 젤 흥분된 목소리가 나온다.

해인이는 꺄악꺄악, 재아는 우히히히-

안방 커튼이 짧고 얇아 방풍이 잘 안되는 고로 크고 두꺼운 걸로 바꾸려고 새 커튼을 세탁까지 다 해놓았는데

두 녀석이 이케아 말그림으로 된 이 안방커튼을 너무 좋아해서리 나도 계속 망설이고만 있다.

커튼 봉을 두 개를 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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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아인 2012. 2. 13.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