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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아네 집에 해당되는 글 86건
- 2011.08.17 오늘도 하루가 저문다
- 2011.07.04 해인 1
- 2011.06.23 엉금엉금
- 2011.06.16 해인 응급실 1
- 2011.06.16 귀염둥이, 귀염둥이, 초 귀염둥이~
- 2011.06.11 안정됨
- 2011.05.05 이름 2
- 2011.04.29 두 아이의 밤
- 2011.04.24 동글이 생후 열흘
- 2011.04.23 받은 사랑
네 식구 되어서 처음 참석한 수련회. 더운 여름 두 아이 건사하기가 힘들지만 우리 가정에 주신 보석들이다.
재아가 아침에 거실에서 안방으로 기어서(?) 왔다.
그러고는 나를 보며 "엉금엉금"이라고 했다.
하하 신기~
그래서 악어떼 노래를 불러주려고 했는데
악어떼 노래 첫머리가 생각이 안 났다.
하는 수 없이 "정글 숲을 지나서가자" 대신에 "엉금 엉금 기어서가자"로 노래를 시작하다가
"이게 아닌데", 하면서 멈추고 다시 똑같이 시작하기를 두어번.
재아가 '엄마가 왜저러지'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머리가 나빠진게 확실하다.
주일에 나갔다 온 후 월요일부터 컨디션이 계속 안 좋던 해인이가
결국 어제 새벽엔 열이 나서 응급실에 다녀왔다.
그 날 새벽엔 재아가 안 울었으면 해인이가 열 나는 줄 모를 뻔 했다.
컨디션이 안 좋았던 재아가 깨서 울고 해인이도 덩달아 깨서 울어서
나는 재아를 재우고 남편은 해인이를 재우러 나갔는데, 그래서 알았다.
체온이 38도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고 네 식구가 몽땅 옷을 찾아입고 간단히 짐싸서 응급실로 갔다.
2:40 발열 발견. 3:30 아산병원 도착.
100일 미만 신생아는 무조건 패혈증과 뇌수막염 의심증상에 준해서 검사를 하고 3-5일 입원한단다.
근데 입원실이 없다고 여기 응급실에서 있으면서 검사를 받겠냐 아니면 병실이 있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냐 물어본다. 강동성심과 경희강동병원을 추천. 하지만 5일씩이나 입원할거면 아산병원이 집에서 가깝고 소아응급센터는 여기 밖에 없는데다 응급실에도 베드가 있고 그 다음날 정도엔 병실에 갈 수 있을 것 처럼 말해서 그냥 있겠다고 했다.
아무 준비없이 왔는데 바로 입원조치가 내려지니 당황스러웠다.
친정에 연락드려 상황을 말씀드리고 남편이 재아를 오금동에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집에 가서 필요한 짐을 챙겨오기로 했다.
남편이 없는 사이에 해인이는 검사 시작..
흉부X-ray 촬영 => 손등혈관에 주사연결하고 채혈 & 수액연결. => 소변검사용 비닐 부착 => 뇌척수액검사..
4시에 시작해서 5시 40분 정도에 다 끝났다..
요추천자한다고 3-40분을 처치실에 데리고 있더니 결국 혈관을 건드려 실패했다.
염증수치 없고 백혈구수치 높지 않아 요추천자 재시도는 않는다고 통보해줌.
(나중에 알고보니 출혈로 실패하면 3-4일 후에나 다시할 수 있는 거였다)
8시 가까이 되어 의사 한 명이 와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라고 다시 권한다.
응급실에 무슨 균이 떠도는지 모르는데 신생아가 여기서 하루를 보내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한다.
병실이 안 나서 응급실에서 2-3일 보낸 아이들이 아직 많이 있고 그렇다고 해인이를 먼저 병실에 올려줄 수도 없다고 한다. 왜 검사 시작 전 진료 본 의사는 그런 위험성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해줬는지.
이미 검사를 다 했는데 이제 와서 다른 병원으로 가면 거기선 했던 검사를 또 새로 할 게 뻔했다.
퇴원하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세균배양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진 입원해있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뇌척수액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면 깨끗하다는 것이 확진이 될텐데 그 결과치가 없어서 내보내기가 뭣하다는 것이다.
소아과 병동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일반병동으로 올라갈 순 없겠느냐고 했더니
소아는 소아과병동 아닌 다른 병실로 갈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병동이 있는 다른 병원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진료협력센터에 의뢰해주었다.
강동성심에 병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아응급센터는 이 곳 밖에 없는데 일반 응급실에선 여기처럼 아기를 섬세하게 다뤄주지 않을거고
검사과정에서 아이가 훨씬 더 고생할 게 뻔한 데다가 시장통 같은 곳에서 성인 환자들과 뒤섞여야 하고..
남편이 간호사에게 그냥 퇴원하겠다고 여러 번 강하게 이야기했다.
의사를 만나야 결정이 날 텐데 퇴원할건지 다른 병원으로 옮길건지 응급실에 계속 있을 건지 결정이 안 나서
남편은 출근도 못하고 병원에서 계속 기다렸다.
그 와중에 해인이는 요추천자후 4시간동안은 수평으로 누워있어야 한다고 해서
수액을 걸 수 있는 병원유모차를 빌려서 편평하게 눕힌채로 데리고 있었다.
불편할텐데 (해인이는 세워주는걸 좋아하는지라) 희한하게 병원에선 순하게 잘 지냈다. 누워서 혼자 자고...
결국 9시쯤 오전에 교대한 의사에게 다시 진료본 후 일단 퇴원하고 외래로 한 번 보기로 결정이 났다.
수납하고, 퇴실약 타고, 수액관 제거.
등에 붙인 거즈는 하루 뒤에 떼면 되고 목욕해도 된다 해서 소독약이랑 약먹일 주사기 받아왔다.
남편은 우리를 집에 데려다주고 급하게 출근.
거즈를 오래 두면 너무 찰싹 붙어 나중에 뗄 때 많이 아플 것 같아서 오늘 오전에 젖먹이면서 거즈를 떼 주었다.
맨정신에 떼는 것보다 젖먹으면서 떼면 좀 덜 아파할 것 같아서 그리 했는데
그래도 아팠는지 젖먹다가도 으앙 몇 번 울었다.
바늘자국을 보니 처음번에 실패하고 또 다시 시도했는지 등허리에 바늘 자국이 두 개나 있다..
이 조그만게 굵은 바늘을 등뼈에 두 번이나 꼽고 얼마나 아팠을지.....
뇌척수액검사 마치고 (완전히 실패했단 얘긴 나중에 들었다) 처치실 침대에 누워서
검사가 힘들었는지 자꾸 까부러져 자려고 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고..
침대 시트에 뚝뚝 떨어져있던 소독약 자국.. 피뭍은 거즈.. 지저분해진 검사기구 깔개천..
그렇게 고생하고 나서도 유모차에 누워 까꿍 얼르니 웃던 모습도 생각나고..
다시는 이런 거 안 시키고 싶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거는 안 시키고 싶다.
오늘은 약기운인지 자꾸 자기만 한다.
항생제 시럽에 정장제, 가래약 2개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약이 네 종류씩 들어가고
점심땐 가래약 둘 중의 하나를 한 번 더 먹는다.
단순한 열로 응급실 찾고 나서도 마음이 이런데
큰 병으로 응급실을 드나들고 몇 달씩 병원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부모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은총이(방윤희언니 아기)네 가정에 힘을 주시기를 열심히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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