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엔 새벽에 수영을 다닌다.
6시~6:50분 첫타임 강습인데, 재아가 쿨쿨 자는 시간이라 나가도 특별한 일은 없겠지만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남편이 아기를 돌봐주기로 하고 맘편히 다닌다.

집 앞에 송파체육문화회관이 있어서 걸어서 3분인데 2년반동안 여기서 살면서 몇 번 이용을 안했다.
신혼초 요가수업을 남편이랑 같이 가다가 흐지부지되었고 언젠가 수영수업을 끊었다가 한두번 가고 말았다.
일하느라 바쁘단 핑계.. 감기걸려서 쉬고.. 피곤해서 빠지고.. 밥먹은지 얼마 안돼서 안가고..

그러면 지금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재.밌.다.!!!!



사실 어릴때도 몇 달 배워봤지만, 수영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다.
나는 근력이 꽝이라서 아무리 열심히 팔을 젓고 발차기를 해도 물에서 속도가 안 난다.
폐활량도 그닥. 찬물에서 감기도 잘 걸리고.

하지만 츨산후 점점 딸리는 체력도 걱정이 되고, 
그냥 물 속에 첨벙 들어가서 팔다리를 휘저으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갈 것 같아서
나에게 수영이 잘 맞고 안맞고를 떠나서 그냥 무작정 신청했는데 이렇게 재밌을수가 없는 것이다.ㅎㅎㅎ

그런데도 이렇게 재밌을수가!!!!ㅎㅎㅎ
월,수,금 이렇게 사흘 가는데 안 가는 날에도 수영장이 막 가고싶고 아무튼 수영하는 날이 기다려진다.^^
그리고 무릎이 몹시 안 좋은데 관절에 무리가 없는 수영을 등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뭐 아무튼 이것저것 다 떠나서 새로운 것 배우는 것도 좋고,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끼는 것도 은근히 기분좋고
서로 얘기하고 그러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강사선생님과 수강생들이랑 만나는 것도 좋다.
다른 이들이 열심히 배우는 것을 보며 자극도 받고 그런다.

예전엔 내가 잘 못하는 것을 배울 땐 (정말 해도 잘 안되는 것들)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뒤쳐지는 기분이 싫어서 결석도 많이 했다. 그렇게 마무리못하고 끝낸 일들이 참 많다.

근데 진정한 아줌마(애엄마)가 되니까 그런 거에 전혀 개의치않는다.
못해서 배우러온거지 잘해서 왔나, 남들이 잘하든말든 무슨 상관이야, 내가 재밌게 배우면 장땡이지- 한다.
대단한 생각의 발전ㅡ

재아 덕분에 나도 많이 편안해지고 뻔뻔해지고 낙천적이 된 것 같다.
어린 아이 키우는 것은 힘들지만, 나에게도 많은 성장이 있는 것 같다.

'엄마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는 누가뭐래도 너희들이 최고야  (1) 2012.04.30
컨디션 제로  (0) 2010.10.08
산언니가 놀러왔다  (2) 2010.06.30
내가 바라는 노년  (2) 2010.01.10
2009년 10월.. 주보글  (1) 2009.10.16
by 나니아인 2010. 3. 8. 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