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아가 나아가니 해인이가 옮아 걸렸다.
어제는 란앤민에서 3시간동안 수액 맞음. 쪼끄만게 잘 하니까 더 안쓰럽기도 하고..

주사 뺄 때가 아파서 많이 울었다. 링겔관이 연결되어있으니 채혈이 용이하겠다 싶어 혈액형검사도 부탁했다. 그런데 수액만 잠그고 관 아래 고무부분에다 주사기 넣어서 채혈할 줄 알았는데 수액 다 맞았다고 관은 제거하고 바늘만 들어있는 상태에서 채혈을 해서 들어있는 바늘 때문에 해인이가 많이 아파서 울었다. 채혈할 때도 울고 바늘 뺄 때도 울고.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눕혀서 팔을 안움직이게 고정시켜놓고 하는 건데.. 혈액형검사 안 아프게 해주려고 하다가 더 아파버렸다.. 언니들 밉다~ㅠㅠ

수액 맞고 난 후에도 열은 계속 조금씩 난다. 밤에 잠은 거의 못자고 젖도 잘 못 빤다. 아침에 아빠와 재아를 교회에 보내놓고 업고 있으니 등에서는 그런대로 잘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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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아인 2011. 11. 6. 12:04
재아가 오늘 아침 슬퍼하며 어린이집에 갔다. 몸이 아파서 엄마랑 있고 싶은데 어린이집에 가라고 하니까 섭섭했던거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들어갔다.

집에 둘이 같이 있으면 너희 둘 다 못 쉬고 못 자고 놀지도 못하고 엄마 곁에서 같이 엉엉 울꺼잖아.. 재아야 들어갈 땐 슬퍼도 금새 엄마 잊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고 낮잠도 푹 잘 수 있는 어린이집에서의 몇 시간이 훨씬 즐거울거란다. 몸도 더 편해지고 말이야. 근데 이렇게 말해주지 못하고 "재아야 친구들이랑 기분좋게 잘 놀고 있으면 엄마가 빨리 데리러 올게"라고만 말하고 선생님께 안겨 들여보냈다. 밥은 잘 먹었을런지, 낮잠은 잘 자고 있을런지.. 낮잠 자면서 기침은 심하지 않은지..

약을 안 보내서 3시 전후로 데리고 와야 한다. (어린이집 가방을 통째로 못보냈다;; 도시락통, 물통, 두유 전부다.. 아흑.. ) 한 시간 남짓 남았네. 간식 챙겨놔야겠다.^^ 그 전에 얼른 해인이 재워야겠다!! (두 아이의 제각각인 신체리듬을 맞춰주려고 이 장단에 맞췄다 저 장단에 맞췄다 하다보면 외줄타기 곡예를 하는 기분이다. 그냥 절충안을 찾아서 내가 장단을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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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아인 2011. 10. 27. 14:15
재아와 해인이가 다 아프다..아흑^^; 

두 녀석 다 아침에 7시에 깼다. 재아는 열이 난다. 37.9도. 해인이는 기침을 좀 한다. 남편과 후다다닥 얼른 대충 챙겨서.. 남편 출근길에 자가용으로 란앤민에 데려다달라고 부탁해서 병원에 다녀왔다. 생각보다 환자가 많지 않아서 금방 진료 볼 수 있어서 다행. 해인이는 중이염 재발, 재아는 심상치않은 감기의 시작이란다.

어린이집을 가지 않고 집에서 점심먹고 낮잠도 잤다. 재아는 열이 여전하고 졸려서 많이 징징했지만, 그래도 집에 함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마침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아이돌보미 선생님께서 와주셔서 전쟁같은 그 시간을 잘 보냈다. 1시부터 3시까지 잘 자고 일어났더니 열은 여전하지만 기분은 훨씬 좋아졌다. 해인이가 기저귀 갈면서 징징거리니 "해인아~ 괜찮아~ 언니가 있잖아~" 하기도 하고 "해인아, 언니 머리도 아프고 목도 아파"라고도 하고. 간식 먹이고 나서 어린이집에 가서 놀고 싶어하는 듯 해서 잠깐 보냈다.

해인이는 돌보미선생님이 오셨을 때 막 잠이 들었다가 잠시 후 깨서 선생님에게 안겼는데 우왕우왕 막 울었다. 낯 안가리는 순한 아이인데 그 때는 잠을 더 자고 싶었는데 엄마가 안 안아줘서 그랬나보다. 선생님한테 업혀서 한참 울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눕히려고 하니 다시 깸.ㅎㅎ 재아가 자는 동안 데리고 놀다가 4시쯤 재아 어린이집 가면서 내 등짝에서 숙면 취하는 중.ㅋ

아이고~ 잘 나아라 아가들아~~~~~~~
(나도 약 잘 챙겨먹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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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아인 2011. 10. 26. 17:36

해인이 얼굴을 가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찌나 예쁜지.

아이를 하나 더 낳은 기분이 아니라 '첫째 아이'를 다시 낳은 기분이다. 그 설레임, 가슴벅참..

그래도 가끔은 얼른 커서 재아랑 해인이랑 둘이 같이 놀았으면 싶기도 하다.ㅎ


+ 설레임이라고 하니까 문득 생각나는데.ㅋ 경호가 들려준 웃긴 얘기.
요즘도 파는지 모르겠는데 대학때 한참 잘나가던 아이스크림 이름 중에 설레임이 있었다.
어떤 아이가 그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러 슈퍼에 갔댄다. 그러고는 왈,
"아저씨, 망설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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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아인 2011. 7. 4. 16:53

재아가 아침에 거실에서 안방으로 기어서(?) 왔다.
그러고는 나를 보며 "엉금엉금"이라고 했다.
하하 신기~

그래서 악어떼 노래를 불러주려고 했는데
악어떼 노래 첫머리가 생각이 안 났다.

하는 수 없이 "정글 숲을 지나서가자" 대신에 "엉금 엉금 기어서가자"로 노래를 시작하다가
"이게 아닌데", 하면서 멈추고 다시 똑같이 시작하기를 두어번.
재아가 '엄마가 왜저러지'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머리가 나빠진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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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아인 2011. 6. 23. 15:07

주일에 나갔다 온 후 월요일부터 컨디션이 계속 안 좋던 해인이가
결국 어제 새벽엔 열이 나서 응급실에 다녀왔다.

그 날 새벽엔 재아가 안 울었으면 해인이가 열 나는 줄 모를 뻔 했다.
컨디션이 안 좋았던 재아가 깨서 울고 해인이도 덩달아 깨서 울어서
나는 재아를 재우고 남편은 해인이를 재우러 나갔는데, 그래서 알았다.
체온이 38도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고 네 식구가 몽땅 옷을 찾아입고 간단히 짐싸서 응급실로 갔다.
2:40 발열 발견. 3:30 아산병원 도착.

100일 미만 신생아는 무조건 패혈증과 뇌수막염 의심증상에 준해서 검사를 하고 3-5일 입원한단다.
근데 입원실이 없다고 여기 응급실에서 있으면서 검사를 받겠냐 아니면 병실이 있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냐 물어본다. 강동성심과 경희강동병원을 추천. 하지만 5일씩이나 입원할거면 아산병원이 집에서 가깝고 소아응급센터는 여기 밖에 없는데다 응급실에도 베드가 있고 그 다음날 정도엔 병실에 갈 수 있을 것 처럼 말해서 그냥 있겠다고 했다.

아무 준비없이 왔는데 바로 입원조치가 내려지니 당황스러웠다.
친정에 연락드려 상황을 말씀드리고 남편이 재아를 오금동에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집에 가서 필요한 짐을 챙겨오기로 했다.

남편이 없는 사이에 해인이는 검사 시작..
흉부X-ray 촬영 => 손등혈관에 주사연결하고 채혈 & 수액연결. => 소변검사용 비닐 부착 => 뇌척수액검사..
4시에 시작해서 5시 40분 정도에 다 끝났다..
요추천자한다고 3-40분을 처치실에 데리고 있더니 결국 혈관을 건드려 실패했다.
염증수치 없고 백혈구수치 높지 않아 요추천자 재시도는 않는다고 통보해줌.
(나중에 알고보니 출혈로 실패하면 3-4일 후에나 다시할 수 있는 거였다)

8시 가까이 되어 의사 한 명이 와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라고 다시 권한다.
응급실에 무슨 균이 떠도는지 모르는데 신생아가 여기서 하루를 보내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한다.
병실이 안 나서 응급실에서 2-3일 보낸 아이들이 아직 많이 있고 그렇다고 해인이를 먼저 병실에 올려줄 수도 없다고 한다. 왜 검사 시작 전 진료 본 의사는 그런 위험성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해줬는지.
이미 검사를 다 했는데 이제 와서 다른 병원으로 가면 거기선 했던 검사를 또 새로 할 게 뻔했다.

퇴원하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세균배양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진 입원해있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뇌척수액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면 깨끗하다는 것이 확진이 될텐데 그 결과치가 없어서 내보내기가 뭣하다는 것이다.
소아과 병동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일반병동으로 올라갈 순 없겠느냐고 했더니
소아는 소아과병동 아닌 다른 병실로 갈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병동이 있는 다른 병원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진료협력센터에 의뢰해주었다.
강동성심에 병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아응급센터는 이 곳 밖에 없는데 일반 응급실에선 여기처럼 아기를 섬세하게 다뤄주지 않을거고
검사과정에서 아이가 훨씬 더 고생할 게 뻔한 데다가 시장통 같은 곳에서 성인 환자들과 뒤섞여야 하고..

남편이 간호사에게 그냥 퇴원하겠다고 여러 번 강하게 이야기했다.
의사를 만나야 결정이 날 텐데 퇴원할건지 다른 병원으로 옮길건지 응급실에 계속 있을 건지 결정이 안 나서
남편은 출근도 못하고 병원에서 계속 기다렸다.
그 와중에 해인이는 요추천자후 4시간동안은 수평으로 누워있어야 한다고 해서
수액을 걸 수 있는 병원유모차를 빌려서 편평하게 눕힌채로 데리고 있었다. 
불편할텐데 (해인이는 세워주는걸 좋아하는지라) 희한하게 병원에선 순하게 잘 지냈다. 누워서 혼자 자고...

결국 9시쯤 오전에 교대한 의사에게 다시 진료본 후 일단 퇴원하고 외래로 한 번 보기로 결정이 났다.
수납하고, 퇴실약 타고, 수액관 제거.
등에 붙인 거즈는 하루 뒤에 떼면 되고 목욕해도 된다 해서 소독약이랑 약먹일 주사기 받아왔다. 
남편은 우리를 집에 데려다주고 급하게 출근.

거즈를 오래 두면 너무 찰싹 붙어 나중에 뗄 때 많이 아플 것 같아서 오늘 오전에 젖먹이면서 거즈를 떼 주었다.
맨정신에 떼는 것보다 젖먹으면서 떼면 좀 덜 아파할 것 같아서 그리 했는데
그래도 아팠는지 젖먹다가도 으앙 몇 번 울었다.
바늘자국을 보니 처음번에 실패하고 또 다시 시도했는지 등허리에 바늘 자국이 두 개나 있다..
이 조그만게 굵은 바늘을 등뼈에 두 번이나 꼽고 얼마나 아팠을지.....
뇌척수액검사 마치고 (완전히 실패했단 얘긴 나중에 들었다) 처치실 침대에 누워서
검사가 힘들었는지 자꾸 까부러져 자려고 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고..
침대 시트에 뚝뚝 떨어져있던 소독약 자국.. 피뭍은 거즈.. 지저분해진 검사기구 깔개천..
그렇게 고생하고 나서도 유모차에 누워 까꿍 얼르니 웃던 모습도 생각나고..

다시는 이런 거 안 시키고 싶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거는 안 시키고 싶다.

오늘은 약기운인지 자꾸 자기만 한다.
항생제 시럽에 정장제, 가래약 2개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약이 네 종류씩 들어가고
점심땐 가래약 둘 중의 하나를 한 번 더 먹는다.

단순한 열로 응급실 찾고 나서도 마음이 이런데
큰 병으로 응급실을 드나들고 몇 달씩 병원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부모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은총이(방윤희언니 아기)네 가정에 힘을 주시기를 열심히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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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아인 2011. 6. 16. 15:55

해인이를 보고 있노라면 너무 귀여워서이 아이를 대체 어떻게 불러야 적당할까 고민이 될 정도다.
우리집 귀염둥이? 우리집 마스코트? 이쁜 강아지?
아구아구~ 너무 귀여워서 기절할 것 같다.ㅋ
재아와는 생김새가 많이 달라서 새롭기도 하고.

재아가 하도 예쁘다고들 하니 혹시 동글이가 언니만 못해서 상처받음 어쩌나 하는 걱정을
둘째가 뱃속에 있을 때 안 했던 건 아닌데, 낳고보니 이거 왠걸~
대체 그런 걱정을 왜 했나 모르겠다.
그저 귀여워 죽겠는걸...ㅎㅎ

아가다운 표정으로 씩 웃어줄 때의 그 귀여움,
통통한 3등신 몸매에 갸우뚱기우뚱 하는 움직임,
급할 땐 팔다리를 마구 동동거리고..^^

둘째 키우는 건 확실히 첫째때보다 고민걱정이 1/10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여유있게.. 아이를 덜 볶아대며 키울 수 있는건가보다.

[해인]

어제 응급실에 다녀온 해인. 약기운에 계속 자고 있다.

아빠와 해인.

 

 

 

 

 

 

 

 

 

 



이따금은 재아가 둘째하고 해인이가 첫째하고
그렇게 돌아하며 언니동생을 나눠할 수 있음 좋겠단 생각이 든다.
재아가 안쓰러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재아가 언니로서 누리는 특권은..
첫 아이이기에 늘 아빠엄마에게 감탄의 대상이 되는 것..
동생 태어나기 전까지 일년 반동안 전적인 관심과 배려 속에 자란 것..
항상 새 물건/새 옷을 먼저 쓰는 것.. 물건이나 옷을 살 때도 재아의 취향이 먼저 반영되겠지.

몇 안되는 이런 특권이 언니노릇의 충분한 댓가가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래서 첫째들이 가지는 좋은 자질들을 배워가며 잘 자랐으면 좋겠다.^-^

[재아와 해인]

지난주 교회에서. 영서(우미영언니 아기)가 처음 교회에 왔다. 
모두가 영서를 보러 우르르 몰려간 사이 혼자 해인이를 지키고 있는 재아.ㅎㅎ
하루에 한 번씩은 해인이를 안아보겠다고 하는 재아.
그리고 '엄마 나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해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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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아인 2011. 6. 16. 14:17
동글이가 어제까지는 낮엔 잠투정을 해도 밤에는 불끄고 침대에 눕혀놓으면 조금 낑낑대다 혼자 잠들었었다.
오늘은 오후 내내 보채더니 밤잠도 5분쯤 눈붙였다 깨서 울기를 반복해서 그 때마다 내 팔에 팔베개를 하고 있던 재아도 같이 울면서 거실로 따라나왔다. 그러기를 몇 번. 재아가 거의 잠들어가고 있었는데 아기가 다시 울었다. 혹시 저절로 잦아들려나 귀만 종긋 세우고 듣고 있는데 아무래도 우는 소리가 심상찮다.

"재아야, 엄마 아기 한번 안아주고 와야겠다."
그러자 내 팔에 누워있던 재아가 굴러서 자기 자리로 갔다.
"고마워."
그러고 나와서 아기를 안아주었다.

곧이어 재아가 울상이 되어 따라나왔다.
(불분명한 발음이지만) "재아 왔어요."
"재아 왔어?"
"네"
그러고는 소파 내 옆자리에 앉아서 책을 꺼내 혼자 뭐라뭐라하며 읽는다.

아무래도 재아가 너무 졸려보여 바닥에 방석 하나를 깔아주고 나도 아기를 안은 채 바닥으로 내려가 앉았다.
재아가 방석 위에 누워 뒹굴거리며 손을 빤다.
"발~"
발 만져달라는 뜻이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오른쪽 허벅지에 아기를 기대 눕히고 재아 발을 만져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뒹굴거리며 놀다가 벌떡 일어난다. 무방비상태로 허벅지에 누워 자고 있는 아기를 왼팔로 옮겨안았다.
"이제 아기 침대에 데려다놓을까?"
그러자 재아가 대답은 않고 슬며시 다가오더니 조금 전 아기가 누웠던 자세와 똑같은 자세로 내 허벅지에 드러눕는다. 그 모습에 마음이 짠해서 편안한 자세를 잡아주고 한참동안 가슴을 토닥거려주었다. 그렇게 재아는 아무 말 없이 몇 분간 아기놀이를 하고 나더니 만족스러워졌는지 내 허벅지에서 일어났다. 

아기를 침대에 눕히고 재아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 다시 팔베개를 해 주었다. 잠시 팔베개를 하고 손을 빨다가 몇 분 뒤 자기 자리로 굴러간다. 그리고 깊이 잠이 들었다. 나는 아기가 왠지 신경쓰여 밖으로 나왔는데, 아니나다를까 나오자마자 낑낑대다가 우왕- 하고 울어버린다. 기저귀도 갈아주고, 젖도 먹여주고.. 그래도 보채는지라 지금은 캥거루처럼 내 배위에 누워서 숙면중..

처음에는 갑자기 '언니'가 되어 좋기도 하지만 싫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면서 상처도 받는 혼란스럽고 힘든 변화를 겪고 있는 재아가 마음에 안스러워 가급적 티내지 않으면서 아가도 챙겨주려고 애쓰다보니 겉으론 표시를 못내지만 너무 긴장하고 있어서 신경줄이 끊어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냥 포기하고 재아랑 '같이' 아기를 보다보니 재아가 곁에서 혼자 놀기도 하고 이렇게 기회가 생기면 아기놀이도 하면서.. 상황을 나름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그냥 편한 맘으로 재아랑 같이 아기도 보고 재아의 힘든 마음도 그냥 편안하게 받아주어야겠다.

모두에게 힘든 이 시간을 잘 보내고 나중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언니동생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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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여운 우리 둘째~**

이번 한 주 동안은 먹고 자고만 반복하더니
오늘부터는 깨어서 노는 시간도 좀 생기고. 깨어 있는 시간엔 주로 똥을 싼다.ㅎㅎ

아까 낮에 어머님이랑 남편이랑 같이 아산병원 안과검진을 데리고 가는 길에 (검사결과는 이상 무)
어머니가 동글이를 안고 뒷좌석에 앉으시고 내가 앞자리에 앉았는데
아기가 완전 심하게 꺽꺽대고 울어서 차를 갓길에 세우고
어머니랑 자리를 바꿔서 내가 안았더니 바로 조용해졌다.
"이런 깍쟁이!" 하면서 어머니 삐지심.ㅎㅎㅎ


신기했다. 아직 얼굴을 알아보는 것도 아닐텐데 
엄마품을 찾는다는 것이.
내가 허접하게 안고 있어도 아기는 내가 좋은가보다.

오늘 어머니 덕분에 병원 잘 다녀왔다.
산동(동공확장 약물투여) 때문에 1시간이나 대기실에서 아기 안고 기다려야 했는데
어머니가 계속 안고 계셔주셔서 나는 지하에 내려가서 간단히 요기도 할 수 있었다. 완전 감사...
혹여나 잠에서 깨서 엄마 찾을까봐 꼼짝않고 부동자세로 안고 계시느라 팔 아프셨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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